게임 중독법? Really?

게임 중독을 마약, 알코올 중독과 같은 수준으로 보고, 국가가 나서서 규제 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게임 중독법이 제정될 분위기이다. 게임을 안해본 일부 정치인과 나이드신 분들의 상상으로 시작해서, 결국은 해프닝으로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오늘 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에 여당 대표까지 참석한 걸 보니, 정말 진지하다.

나는 이 법이 여러 관점에서 넌센스라고 생각한다.

먼저, 게임 중독은 법제화 하기가 어렵다. 규제를 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잣대가 필요하다. 그런데, 누군가가 게임 중독임을 판명하기 위한 객관적인 기준이 있는가? 알코올이나 마약과 달리 아직 게임 중독에 대해서 명쾌한 기준을 제시한 것을 보지 못했다. 그런데, 어떻게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는가?

두번째로, 설령 게임 중독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과연 국가가 개입해서 개인을 계도할 성격의 문제인가? 여기에 있어서는 정치적인 견해에 따라 판단이 다를 수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중독이 심각하지 않고, 사회적인 영향도 미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가 판단하기에는 게임이 중독의 대상이 된다면, 우리 사회에는 비슷한 수준의 문제들이 너무나 많다. TV 시청을 지나치게 하는지, 너무 일에 빠져 퇴근도 안하고 있는지도 비슷한 수준의 문제들이다. 바꾸어 말하면, 이건 ‘중독’이라는 딱지를 붙이기 보다, ‘기호’ 수준의 문제라고 본다.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의 선택의 영역에 해당하는 문제이다.

게임 중독법이 이렇게 진지하게 진행되는 데에는, 실제로 게임 중독법을 지지하는 세력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들 중 많은 수가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인걸로 보인다. 게임 때문에 아이들이 말을 안듣고, 공부를 안하고 있다고 생각하나보다.

착각이라고 본다. 부모를 필요로 하는 아이를 방치해놓고, 그 아이가 게임을 했다고, 게임이 원인이라고 하는 건 아닌가? 고백하자면, 나 역시  가끔은 피곤하고 바쁠 때,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것을 피한 적이 있다. 그 때 내 아이가 하는 건, 아이패드를 가지고 노는 것이다. 이 친구에게서 아이패드를 뺐는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얼마전 청소년들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와 그리고 실제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보았다. 하고 싶은 것 1위는 압도적으로 ‘여행’이었다. 게임이 아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많은 시간을 공부를 하고,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게임을 한다는 결과였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 청소년들은 꿈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다. 다만 우리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지 못해서, 그래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게임을 하고 있는 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참으로 슬프다.

누군가를 규제하고 통제하려고 하기 전에, 스스로 부끄럼이 없는지 돌아보자. 이런 식의 규제, 통제 모두 전근대적인 독재의 산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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